제18회 보르도 강 왼쪽 VS. 강 오른쪽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2002년 강 왼쪽의 품질이 좋은 것 같다.’ ‘강 오른쪽은 비 때문에 고전하는 것 같다...’라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어본 적 있습니까? 필자는 이 [강 왼쪽 ․ 강 오른쪽]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의미는 모르지만 와인 통만이 아는 ‘비밀스런 말’ 같아서 약간 가슴이 설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번 칼럼은 이 암호 같은 와인 용어의 내막을 밝히는 것입니다.
먼저 위에 있는 지도를 봐주세요. 프랑스 최대의 와인 산지 보르도는 강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형성돼 있습니다. 이 강의 상류는 남쪽이 가론 강, 북쪽이 도르도뉴 강입니다. 두 강은 대서양에 가까운 하구 부분에서 한줄기를 이뤄 지롱드 강이 됩니다.
보르도 적포도주에서 ‘강 왼쪽’이란, 이 지롱드 강의 서쪽 [메독 지구]와 가론 강의 서쪽 [그라브 지구]의 총칭입니다. 그리고 ‘강 오른쪽’은 도르도뉴 강의 동쪽 [생테밀리옹 지구]와 [포메롤 지구] 및 그 주변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강 왼쪽과 강 오른쪽은 와인의 개성이 전혀 틀립니다.
둘의 차이를 낳는 가장 큰 원인은 [토양]입니다. 지롱드 강의 서쪽, 강 왼쪽 일대는 자갈층이 땅 속 깊은 곳까지 있어서 혼합물이 거의 없습니다. 1급 샤토를 3개나 거느리고, 보르도에서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메독 지구의 남부 오 메독 지역 포이약 마을에서는 자갈투성이 밭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갈이 섞인 토양은 배수가 아주 잘 돼 포도 품종으로 따지면 산과 타닌, 색소가 풍부하고 품위 있는 적포도주를 만드는[CS(카베르네 소비뇽) 육성에 적합합니다.
따라서 강 왼쪽에서는 대부분의 샤토가 CS를 주요 품종으로 사용하며, 생산되는 와인도 포도의 개성이 반영된 농후한 루비색으로, 블랙 커런트의 아로마를 풍기며 골격이 단단한 보디를 가진 장기숙성형이 됩니다. 이것이 강 왼쪽 와인입니다.
한편, 강 오른쪽에는 석회암계 흙에 점토질이 섞인 밭이 많은데, 이 점토질은 배수가 좋지 않아 CS는 잘 자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요 포도 품종은 점토질을 싫어하지 않는 [메를로], 다음으로 [CF(카베르네 프랑)]입니다. 메를로와 CF의 공통점은 CS보다 숙성이 빠르고 타닌과 신맛이 적어 맛도 향도 풍부하며 부드럽고 온화한 점입니다.
이것은 그대로 강 오른쪽 와인의 개성이기도 합니다. 메를로 비율이 높은 와인은 포메롤 지구에 많아서 [샤토 르팽], [샤토 페트뤼스] 등이 유명합니다. 또한 생테밀리옹 지구의 [샤토 슈발 블랑]으로 대표되는 CF 중심의 와인에는 생크림 같은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강 왼쪽 VS 강 오른쪽, 한 번 맛을 비교해보고 개성의 차이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 woojok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