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디켄터를 활용하자!
지난 회에는 ‘양호한 빈티지 와인을 찾자’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굿 빈티지 와인’이란 것은 대체로 ‘장기 숙성형’이라는 것. 굿 빈티지의 부르고뉴라면 5년, 같은 것으로 보르도라면 최대 10년 재워두면 숙성되어 본래의 잠재력이 모두 빠져 나온 훌륭한 맛이 됩니다.
그러나 빈티지가 2~3년인 어린 와인(굿 빈티지인 것은 특히)을 따서 바로 마시면 떫고 시고...... 마치 파랗고 단단한 토마토 같아서 별로 맛이 없습니다.
따라서 원래는 와인이 숙성될 때까지 10년, 20년 재워 두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죠. 와인은 매우 섬세한 음료수이므로 온도가 25도 이상인 환경에 장기간 놔두면 열화되고 맙니다. 그렇다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너무 저온이라 숙성이 진행되지 않죠. 결국 자택에 전용 셀러가 없으면 장기 보존은 힘들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맛이 견고한 와인을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 가장 손쉽고도 유효한 방법이 ‘디켄팅’입니다.
디켄팅이랑 와인을 디켄터(*decanter [dikǽntər] n.식탁용의 마개 있는 유리병)라는 용기에 옮기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것을 하는 비결은 서서히, 되도록 와인을 ‘공기에 닿지 않게’하면서 정성스레 붓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견고한 와인도 차츰 풀어져 신맛․ 떫은맛 속에서 단맛이 살며시 얼굴을 내밀고, 향긋한 향이 흘러나옵니다. 단! 조심해야 할 것은 ‘베드 빈티지 와인’의 존재. 풍년의 굿 빈티지와 반대로 흉년의 와인은 디켄팅을 하면 오히려 맛과 향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1화에서 시노하라 마야비가 여자 친구와 빈티지가 다른 부르고뉴 와인을 디켄팅하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원작자는 그 두병과 같은 것을 구입. 디켄팅 효과를 실제로 알아봤습니다.
결과는 위에 적은대로, 아직 견고한 그레이트 빈티지 99년산은 디켄팅으로 맛과 향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이에 반해 마개를 연 직후에는 맛과 향을 유지하고 있던 2000년산은 오히려 디켄팅으로 인해 맛없는 것으로 변해 버린 겁니다. 그 차이는 역력했어요.
디켄팅이란 실로 와인을 개화시키는 마법의 기술이지만, 이처럼 와인의 맛을 망치는 경우도 있으니까 첫잔은 글라스로 마셔본 뒤에 디켄팅을 할지 말지를 판단합시다.
덧붙여 디켄터는 천 엔 전후에서 구입할 수 있으니 갖고 있으면 요긴할 겁니다.
또한 디켄터가 없을 경우, 마시기 2시간 전에 마개를 열어 공기에 노출시키면 맛이 꽤 좋아집니다. 시험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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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냥 2시간 전에 개봉하는 방법이 나을 듯...
출처 : wooj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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