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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이야기(잡록) 2006. 2. 28. 18:16

     

     

    서울 시내 주요 와인바

    낙엽이 뒹구는 계절엔 농익은 와인이 어울린다. 와인은 한 모금에 후끈 달아오르는 고농도 알코올이 아니다. 한꺼번에 벌컥 들이마시는 청량음료도 아니다. 한 모금 한 모금 천천히 몸을 적셔나가는 느림의 미학이 담겨 있다. 그래서 가을에 마시는 와인이 더 멋스럽다. 와인 잔을 부딪치기 좋은 공간을 찾아 세종대학교 와인마스터 과정 김진국(사진) 교수와 나섰다. 다음은 김교수가 서울의 강남과 강북지역의 와인 바를 두루 돌아보고 고른 '늦가을 분위기에 어울리는 와인바 10곳'이다.

    원스 인 어 블루문

    라이브 재즈를 즐기는 와인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재즈 클럽이지만 여느 와인바와 견주어 손색없는 와인 리스트를 구비하고 있다.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도 이곳에서 자주 프랑스산 와인 샤토 오 바타이를 마시며 피로를 풀었다고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뮤지션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1층, 테라스에 앉은 기분을 내는 2층, 단체 손님을 위한 3층으로 공간이 구성돼 있다. 음식은 주로 세미 프렌치 스타일의 퓨전 요리다. 매달 새로운 와인을 소개하는 와이너리 프로모션 행사도 열린다. 영업시간은 오후 5시~다음날 오전 2시. 연중 무휴. 콜키지 차지는 메뉴 가격의 30%. 02-549-5490.

    비 지 문(B G Moon)

    삼청동 총리공관을 지나 감사원 방향 1백m지점에 있는데 건물 외벽을 장식한 '세계 최초의 분청사기 도판으로 제작한 벽화'가 걸작이다. 와인 리스트는 80여가지지만 시중에서 흔히 만나기 어려운 것들로 주로 구성돼 있다. 음식은 와인과 어울리는 한식이 주종이다. 예술적인 건물 외장과 더불어 고객의 건강을 고려해 온풍기 대신 온돌을 설치하는 등 실내 곳곳에서 주인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콜키지 차지는 5만원. 02-732-9004.

    로마네 꽁띠(Romanee Conti)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인근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인 바. 세계 유명 와인 산지의 이름을 딴 독립된 6개의 룸이 있어 와인 한 잔의 즐거움을 독립된 공간에서 만끽할 수 있다. 4만원에서 4백만원에 이르는 3백종의 와인 리스트를 갖추고 있다. 프랑스의 소믈리에 학교에서 공부하고 온 소믈리에와 뉴욕의 전문레스토랑에서 다년간 근무한 주방장이 손님의 입에 착착 맞아 떨어지는 와인과 음식을 낸다. 와인애호가로 청각장애인돕기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최순길씨가 주인이다. '소리를 찾아줍시다' 등 청각장애인 돕기 행사도 자주 벌인다. 와인을 가져올 경우에 받는 콜키지 차지는 5만원. 매주 일요일엔 쉰다. 02-3446-3375.

    ReB(Rouge & Blanc)

    주머니가 가벼울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와인 바. 같은 층에 있는 서울와인스쿨에서 수강생들에게 시음 기회를 많이 주기 위해 손해보지만 않을 값에 팔기 때문이다. 와인바에선 흔하지 않은 2만원대의 와인이 많은데 품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와인 숍도 같은 층에 있어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 콜키지 차지는 메뉴 가격의 10%. 오후 6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오전 2시에 문을 닫는다. 논현동 건설회관 건너편에 있으며 국경일과 일요일은 쉰다. 02-518-3456.

    베라짜노(Verrazzano)

    1500년대의 인물로 뉴욕을 발견한 이탈리아 탐험가의 이름을 딴 와인 하우스. 금융권 오피니언 리더 몇 명이 모여 설립한 곳으로 청담동 와인 바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것은 3백여가지 와인이 구비된 와인 숍. 여기에서 와인을 골라 병당 1만5천원의 콜키지 차지만 내면 편안하게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와인 숍과 와인 바를 동시에 갖춘 와인하우스로 멀티 와인 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와인을 가져오는 것은 사절.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영업. 02-517-3274.

    살롱 뒤 뱅(Salon du Vin)

    한국 와인의 대명사격인 마주앙을 개발한 김준철씨가 20대 딸과 함께 운영하는 곳. 딸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보르도의 소믈리에 양성학교 'CAFA'를 나왔다. 부녀가 함께 음식을 만들어내고 와인을 서빙하기 때문에 마치 가정집에 초대받은 느낌이 난다. 프랑스 와인 양조장 지하에 있는 와인 저장고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다. 분위기는 재즈 선율이 받쳐준다. 3만~2백50만원에 이르는 4백여종의 와인을 갖추고 있다. 기초.중급.고급 과정으로 나눈 와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일요일은 휴무. 콜키지 차지는 3만원. 02-546-1970.



    엘 비노(El Vino)

    2000년 11월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와인 바. 작지만 아담하고 구석구석 손때가 묻어 있어 포근하고 아늑한 거실을 연상케한다. 시간대나 날씨에 따라 음악을 바꿔 틀며 찾아오는 손님들의 기분을 맞춘다. 개업 때부터 현재까지 3백개 안팎의 와인 리스트(4만~2백50만원)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 음식 메뉴를 대폭 보강해 수프.파스타.스테이크로 이어지는 3코스 디너를 준비했다. 식사는 오후 11시까지 가능하며, 그 후엔 모듬 치즈나 소시지 등의 안주를 주문할 수 있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영업하는데 쉬는 날은 없다. 와인을 가져오는 건 곤란하단다. 02-541-4261.

    더 쏘샬(The Social)

    도서출판 열린책들에서 사옥 1.2층을 와인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지난 10월에 오픈했다. 와인을 통해 지성인과 문학인의 열린 사랑방이 되겠다는 뜻. 1층은 야외 테라스와 와인 숍, 2층은 미술 전시장과 널찍한 와인 바로 구성돼 있다. 프라이버시를 배려한 별도의 룸도 마련했다. 4백50종에 달하는 와인리스트(3만~1백80만원)가 압권이다. 점심 시간에는 2만원 내외의 식사 메뉴가, 저녁 시간에는 4만5천원짜리 세트 메뉴가 인기다. 일요일엔 쉰다. 콜키지 차지 3만원. 02-738-0351.

    비나모르(Vinamour)

    주인은 인터넷 와인동호회 초대회장을 지낸 골수와인 매니어. 동호회 이름을 따 와인 바를 열었다. '초보자가 마시면 좋은 와인''5만원에서 7만원 사이에 마실 수 있는 와인'등으로 구분해 4백여종의 와인 리스트를 정리했다. 실내에는 주인이 그동안 모은 수백종의 와인과 미술을 전공하는 딸의 작품이 장식돼 있다. 또 부인이 정성 들여 키우는 화초로 매일같이 홀과 입구를 꾸미고 있어 가족들의 와인 사랑도 엿볼 수 있다. 콜키지 차지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1만원만 받는다. 홍대앞 산울림 소극장 근처. 02-324-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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