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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호시우행(虎視牛行)
    여기저기 스크랩 2006. 2. 20. 17:40
    [분수대] 호시우행(虎視牛行) 
    [중앙일보   2005-10-05 21:02:01] 
    [중앙일보 이상일] 소는 도가(道家)에서 은일과 유유자적, 유가(儒家)에선 의(義)를 상징한다. 노자가 어지러운 세상을 버리고 소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는 건 도가다운 전설이다. 그런가 하면 세종대왕이 유교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편찬한 삼강행실도엔 호랑이와 싸워 주인의 생명을 구하고 죽는 소의 이야기가 나온다.

    불가에선 어떨까. 백담사 등 사찰에 가면 '심우도(尋牛圖)'를 볼 수 있다. 불자가 불성(佛性)을 깨닫는 수행의 과정을 묘사한 그림이다. 여기서 소는 불성을 상징한다. 소를 찾는 '심우'는 곧 불성을 찾는다는 뜻이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자택을 '심우장'이라고 한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고려 중기의 대승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은 호를 목우자(牧牛子)라 했다. '소를 기르는 이', 즉 '불성을 가꾸는 이'라는 의미다. 스님은 고려 왕실의 잦은 정변에 연루돼 기강이 흐트러진 불교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한 인물이다. 그의 돈오점수(頓悟漸修.불심을 깨치고, 꾸준히 수행한다), 정혜쌍수(定慧雙修.참선하고 지혜를 쌓는 일을 병행한다) 사상은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순천 송광사에 있는 스님의 부도(浮屠.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탑)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스님은 위의(威儀)를 잘 거두어 항상 우행호시(牛行虎視)하면서 힘든 일과 울력을 하는 데 솔선했다." 우행호시는 '소 걸음과 호랑이의 관찰'이란 뜻이다. 현실을 호랑이처럼 예리한 눈으로 보되, 행보는 소처럼 착실하고 끈기있게 한다는 얘기다.

    비문에서 유래한 '호시우행'이 여권의 유행어가 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개혁 의지를 밝히면서 쓴 이 말을 최근엔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즐겨 쓴다. 문 의장은 참여정부에 대한 민심 악화를 '신뢰의 위기'로 진단하면서 "지금은 호시우행밖에 묘책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인식엔 모순이 있지 않나 싶다. 노 대통령이 일찌감치 강조한 호시우행을 여권이 제대로 실천했더라면 위기를 맞았을 리 없기 때문이다. 여권은 이제 말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호랑이 눈부터 제대로 갖췄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호시'에 문제가 있는데도 '우행'을 한다면 위기는 심화할 뿐이다.

    이상일 국제뉴스팀 차장 ▶이상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leesi61/

     
    출처 : 블로그 > ♡어린바다의 산책☆우행호시(牛行虎視)♡ | 글쓴이 : 어린바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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