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풍경 - 주명덕
주명덕(66·아래 사진)의 사진은 어둡다.
풍경을 찍은 사진일수록 더하다. 그가 즐겨 찍었던 선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산은 산이고 하늘은 하늘이다.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반응이 뜻밖에 호방했다. “혹시 대관령 지나면서 밖을 내다본 적 있어요? 빛을 마주하며 쳐다보는 산기슭이 어둠의 심연 같지 않던가요?”
주명덕은, 그와 한 살 아래로 절친한 강운구와 함께 한국의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스스로 ‘자생적 사진가’라고 말하듯, 그는 현장을 누비며 사진을 배웠다. 전쟁고아를 담은 ‘홀트씨 고아원’(1966년) 시리즈는 한국에서 리얼리즘 시대를 연 사진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한국의 가족’, ‘인천 차이나타운’ 등으로 그는 다큐멘터리 작가로써 입지를 굳혔다.
그의 사진은 주기적으로 변했다. 제약이 심했던 유신 시절, 그는 절과 한옥을 찾아다니며 한국미를 탐구했다. 이후 한 동안은 풍경 사진에 천착했다. 그가 나중에 ‘잃어버린 풍경’
시리즈로 명명한 일련의 작품들은 풍경에 내면성을 부여했 다는 평을 들었다.
<주명덕 회고전>이 6월17일부터 10월31일까지 경주 선재 미술관에서 열린다. 196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그가 찍은 다양한 장르의 사진 6백점이 걸린다. 사진작가 주명덕의 모
든 것 뿐 아니라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 문의 054-745-7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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