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회 부르고뉴의 거성들 세 번째
‘부르고뉴의 거성’ 시리즈 최종회는 코트 도르 지구 본 로마네 마을에 거점을 둔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RC)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DRC는 맛도 가격도 세게 최고봉이라는 [로마네 콩티]를 시작으로 수많은 특급밭 와인의 생산자입니다.
왜 DRC는 뛰어난 와인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이유 중 하나는 토양에 있습니다. 본 로마네 마을의 토양은 표토가 풍부한 과실 맛을 가져다주는 이회토이며, 그 아래가 우아한 미네랄 느낌을 낳는 석회암. 이 토양에 지형, 기후 등도 고루 갖춘 ‘테루아르’(포도밭의 종합적인 환경)가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본 로마네 마을에는 부르고뉴에서도 최상급인 밭이 여러 개 있습니다.
그리고 DRC는 부르고뉴 최고의 모노폴(단독밭)인 로마네 콩티와 ‘로마네 콩티의 개구쟁이 남동생’이라는 라 타슈의 전부, 로마네 생 비방의 2분의 1, 리쉬부르의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것 외에도 행정 구분상 인접해 있는 에세조 마을(와인법에서는 본 로마네 마을로 취급한다)의 특급밭인 그랑 에세조와 에세조, 그리고 퓔리니 몽라셰 마을과 샤샤뉴 몽라셰 마을에 걸쳐 있는 특급밭 르 몽라셰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와인법에서는 밭 이름을 도멘 이름으로 쓰는 것을 금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예외로 인정해 주는 곳이 DRC입니다.
DRC는 이렇게 근사한 밭을 가진데다 농약을 필요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뤼트 리조네’라는 감농약농법을 도입해 정성스럽게 포도나무를 기릅니다. 그래서 일반 도멘에서는 30년에서 40년 사이에 나무를 다시 심는 것에 반해 DRC에서는 60년에 다시 심습니다. 그것도 엄선한 포도로 법에서 정해놓은 상한선을 크게 밑도는 양의 와인밖에 만들지 않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높은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로마네 콩티라는 밭을 둘러싸고 수많은 일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와인 생산의 역사는 멀리 로마시내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그래서 ‘로마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10세기부터는 생 비방이라는 수도원이 소유했습니다. 그리고 18세기 중반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은 퐁파두르 공작부인과 루이 15세의 심복인 콩티 공과의 사이에 소유권을 둘러싼 다툼이 발생했고, 콩티 공에게 승리가 돌아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현재의 로마네 콩티라는 이름이 된 것입니다.
DRC는 앞서 언급한 특급밭 외에 1급밭과 마을단위 밭인 본 로마네 등도 소유하고 있는데, 원칙상 이러한 밭은 네고시앙(와인상)에 도매로 넘기고, 도멘에서 병입해 판매하는 와인은 앞서 언급한 특급밭의 것밖에 없습니다. 단, 그러한 와인은 수십 만 엔에서 백 몇 십만 엔의 가격이 붙는 [로마네 콩티]를 필두로 싼 것도 몇 만 엔이라 웬만해서는 살 엄두가 안 나는 고가 와인밖에 없습니다.
※ 출처 : ‘타다시 아기/수 오키모토’ 작 “신의 물방울” 제1~9권
출처 : wooj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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