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크랩] [명화 이야기] 바쿠스와 아리아드네 - 티치아노
    와인이야기(잡록) 2006. 3. 21. 15:50

     

    <바쿠스와 아리아드네> 티치아노

    캔버스에 유화, 190.5X175.2㎝, 1520~1523년

     

    화려한 색채로 그려진 역동적인 인물들의 모습이 인간 세계의 모습과는 다른 신비감이 들지 않나요?

    이 그림은 그리스 ·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야기를 표현한 것입니다.

    술의 신 바쿠스가 크레타 섬 미노스 왕의 딸 아리아드네와 만나는 장면입니다.  티치아노는 그만의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처럼 힘이 넘치는 아름다운 그림으로 완성하였습니다.


    사티로스는

    허리 위는 사람,

    다리는 짐승인

    숲의 신


    마이나스는

    음악을 연주하는

    숲의 요정

    왼쪽의 푸른 옷을 입은 여인이 아리아드네랍니다.  그녀는 테세우스라는 애인과 헤어지게 되어 슬픈 마음으로 낙소스 섬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이 때 술의 신 바쿠스가 길을 지나다가 아름다운 아리아드네를 만나게 됩니다.  첫눈에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 바쿠스는 표범이 이끄는 마차에서 훌쩍 뛰어내려 그녀에게로 향합니다.

    바쿠스는 술의 신으로 월계수와 포도의 잎으로 된 관을 머리고 쓰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를 따르며 음악을 연주하는 마이나스들과 술에 취한 사티로스들과 함께 다녀 시끌벅적한 행진을 이룬답니다.

    바쿠스의 힘찬 몸짓은 밝은 색채와 멀리 보이는 풍경 덕분에 더욱 돋보이고 있습니다.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이 그림 속에서 마이나스와 사티로스의 요란한 행진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인간(아리아드네)과 신(바쿠스)의 운명적인 만남에서 오는 긴장감이 우리의 가슴도 흥분으로 설레게 하네요.

    그림 속 숨은 이야기

    바쿠스는 아리아드네가 쓰고 있던 보석관을 높이 던져 버렸는데, 이것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었다고 합니다.

     

    보일 듯 말 듯 저 멀리 멀어져 가는 배가 보이는데, 이 배는 아리아드네의 애인이었던 테세우스가 이 배를 타고 멀리 떠나가고 있는 것이랍니다.

     

    바쿠스가 쓰고 있는 월계수와 포도 잎으로 된 관은 불멸을 상징합니다.

     

    왼쪽 앞에 쓰러져 있는 금 항아리에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것은 '티치아노가 이 그림을 제작하다' 라는 뜻으로, 곧 티치아노의 멋진 서명입니다.

    그림 속 이 남자는 누구일까요?


    <바쿠스와 아리아드네>

    의 라오콘


    로마 시대의

    라오콘 조각상

    몸에 뱀이 휘감긴 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싸우고 있는 이 남자는 '라오콘'입니다. 

    이 바쿠스 신화와는 상관이 없는 인물인데 왜 등장했냐구요?  이 그림이 그려질 당시에 로마 시대에 제작된 조각상이 발견되었는데, 그것은 큰 바다뱀에 물려죽은 트로이의 사제 라오콘의 입상이었습니다.  이에 영향을 받은 많은 화가들은 자신의 그림에 라오콘을 그려 넣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티치아노는 선보다 색채를 주로 사용하여 화려한 색채로서 그림에 독특한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래서 그를 '색채 화가' 라고도 부릅니다.  그리고 그러한 색채 속에 내면의 감정을 격렬한 육체의 움직임으로 표현해 내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화가입니다.

    참고 / 이정임, 천미령의 《명화 이야기》

    Ariadne auf Naxos / Richard Strauss

    Theseus & Minotaur, 1862 / Burne jones

    인간은 욕망이라는 괴물의 껍질을 덮어쓰고 있지. 미노타우로스처럼 말이야.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는 이 세상은 한 번 거기에 발을 들이밀면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인 것이야. 때문에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미궁에 빠져드는 미노타우로스로서 죽을 때까지 욕망에 휘말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자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존재가 되고 말지.

    아니, 그뿐만 아니라 인간은 이중의 미궁에 갇힌 서글픈 지경에 놓여있다네. 잘 듣게, 또 하나의 미궁이란 인간에게 주어진 이 육체라는 감옥이야. 인간의 혼은 육체에 깃들게 되면 육체라는 미궁에 갇혀 결코 탈출할 수 없게 돼. 왜냐하면 인간의 신체는 다이달로스가 만든 미궁보다 교묘하고, 게다가 욕망이라는 괴물의 지배를 받고 있으니까.

    나는 70년 동안 '아리아드네의 실'을 찾았고 또 그것을 발견했어. 그것은 '知'라는 실이었어. 나는 테세우스처럼 그 실을 따라 저 세상으로 떠날 생각이야. 그러니 크샨티페! 울지마. 오히려 기뻐해라. 아리아드네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면 돼. 밤색 머리카락 크샨티페 ! 나를 축복으로 보내다오. 울지 말고 웃으면서...

    크샨티페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끝나자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그 소리에 메네크세노스가 눈을 뜨고는 어머니와 함께 방이 떠나가라 울어댔다. 소크라테스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아리아드네의 실'을 꼭 잡았다. <소크라테스 / 최후의 13일 중에서>

    슬픔에 빠진 아리아드네

    소크라테스가 언급한 아리아드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인이다. 아리아드네의 실을 붙잡고 미궁으로 들어가 괴물 미노타우르스를 물리친 그리스의 영웅 테세우스는 낙소스섬에 정박했다가 아리아드네가 잠든 틈에 그녀를 섬에 혼자 남겨두고 떠나버린다. 슬픔에 빠진 아리아드네는 자살을 결심하지만 우연히 섬에 들린 디오니소스에게 발견되어 구원을 받는다. 아래 그림은 워터하우스가 그린 아리아드네의 잠든 모습이다.

    Ariadne. 1898 / Waterhouse

    고전음악을 유심히 살펴보면 신화와 전설을 소재로 하여 만든 작품들이 상당수 있는데... 그 중에서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만든 오페라에도 아리아드네가 등장한다.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 Ariadne auf Naxos>가 바로 그것이다. 프롤로그와 1막으로 이뤄진 이 오페라는 R. 슈트라우스가 시인이자 대본가인 휴고 폰 호프만슈탈과 함께 만든 것으로 오페라가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우화적으로 그려져 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서막

    오페라 무대의 배경은 18세기 비엔나의 귀족이자 최고의 부자집. 오늘은 집주인이 다른 귀족들을 초대해서 성대한 만찬을 여는 날인데 만찬이 끝나면 오페라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공연이 열리기로 되어 있다. 그런데 주인은 오페라만 공연하면 초대받은 사람들이 지루해할거라 생각하고 깜짝 쇼를 준비하는데... 아가씨 한 명과 네 명의 광대가 포함된 유랑극단을 데려다 놓고 공연 피날레로 불꽃 놀이까지 계획해 놓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젊은 작곡가는 깜짝 놀라 자신의 오페라가 어떻게 그런 광대들과 함께 공연될 수 있냐고 성을 버럭 내면서 당장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펄쩍펄쩍 뛰지만... 오페라의 연출가이자 그의 음악스승은 이번 공연을 못하면 당장 겨울나기도 어렵다면서 그를 말린다. (아~ 가련한 음악가의 신세여~ 어찌하여 음악가의 위상이 고작 이것밖에 안된단 말인가... 하기사 서양음악 최고의 신동이었던 모짜르트도 가난에 허덕이다 생을 마감했으니)

    극이 진행되면서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간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오페라 반주 연습은 커녕 집주인의 저녁 만찬에 불려가 식사 분위기나 돋궈주고 있고, 아리아드네 역을 맡은 프리마돈나와 디오니소스 역을 맡은 남자 가수는 가발이 맘에 안든다고 불평만 늘어놓고 있으며, 작곡가는 작곡에 필요한 메모지와 연필을 달라고 집안의 하인들에게 부탁을 하지만 무시만 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곡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열정을 이렇게 부르짖는다.

    아리아드네는 고독의 상징이요,

    그녀의 고독은 죽음으로 승화될 겁니다.

     

     

     Rondò di Zerbinetta

    그런데 유랑극단의 섹시워먼 체르비네타(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그를 옆에서 지켜보다가 딱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머리털이 곤두설 만큼 짜릿한 목소리로... 이 노래의 가사는 대충 이런 내용이다.

    아~~~ 아~~~ 이것 보세요,

    정말 웃기시는군요. 그녀도 여자잖아요.

    아리아드네는 지금 새 남자가 필요하다! 이 말씀이에요...

    호호호 (이하 생략)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집주인은 따로 공연키로 했던 오페라와 광대극을 함께 섞어서 공연하자고 제의를 한다. 이럴 수가... 작곡가는 망연자실 하면서.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립니까?" 작곡가와 음악선생은 분노에 차서 집사에게 항의를 하지만 집사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이렇게 대답할 뿐이다. "미안하지만 당신들은 아무 결정권도 없소. 공연이나 잘 하시오. 나는 내일부터 휴가라오~" (참으로 안타깝구나, 음악가의 비애여. 그러나 그대들의 영혼은 아름답도다!)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1막

    위의 이야기는 이 작품의 '서막' 부분에 해당하며  곧 이어 1막으로 구성된 오페라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막의 스토리는 대략 이런 내용이다. (앞의 서막에서 예고한 바와 같이 오페라 가수와 광대들이 함께 공연을 함)

     

     Es gibt ein Reich - Ariadne's Aria 

    낙소스 섬, 크레테의 공주 아리아드네가 잠들어 있다. 그녀 주변엔 세명의 님프, 즉 나이아드, 드리아드 그리고 에코가 지켜 보고 있다. 그들은 이 섬에 홀로 남게 된 아리아드네의 슬픈 운명을 한탄하며 3중창을 부른다. 그녀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것에 충격을 받아 죽기로 마음을 먹는다. 여기서 서막에 등장한 체르비네타가 네 명의 어릿광대들과 어울려 춤을 추면서 슬픔에 빠진 아리아드네를 위로한다.

    이 대목에서 체르비네타는 '신과 같이 저마다 내게 다가오네. 그의 발걸음에 난 귀가 멀었다네. Als ein Gott Kam jeder gegangen, und sein Schritt schon machte mich stumm'를 부른다. 그녀는 아리아드네에게 사람이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며, 그 연인이 떠나버리면 또 다른 연인이 그 빈 자리를 채우기 마련이라고 위로를 한다. 이 말에 아리아드네는 정숙한 척 동의하지 않고 동굴로 가버린다.

    a Circe, Circe - Final Duett (Ariadne & Dionysos)

    여기서 트럼펫이 울리면서 디오니소스(=바쿠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세 명의 님프가 아리아드네에게 잘 생긴 젊은 청년이 그녀가 있는 동굴로 다가온다고 알린다. "죽음의 사자"하고 그녀가 외치며 기쁜 표정으로 그를 영접하기 위해 서둘러 떠난다. 그 때 디오니소스는 키르케의 마술을 겨우 물리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는 아리아드네를 키르케의 요녀로 착각하고 그녀를 냉담하게 대한다. (註 : 키르케 Circe 는 풍요의 여신이자 마법의 여신)

    죽기로 작정한 아리아드네는 디오니소스를 죽음의 신으로 착각하고 그에게 몸을 던지는데... 디오니소스는 그녀의 미모에 반해 버린다. 그의 뜨거운 키스를 받은 아리아드네는 모든 시름을 잊고 그와 함께 사랑의 2중창을 부른다. 다시 체르비네타가 등장하여 그녀의 생각이 옳았다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노래한다. 아리아드네와 디오니소스의 노래와 함께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R. 슈트라우스가 던지는 메세지는...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는 이처럼 신화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오페라 한 편 제대로 공연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당시 음악가에 대한 귀족들의 인식이 어떠했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예술은 숭고하며 고결한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작곡가 (R.슈트라우스 자신의 초상?)의 이상주의와 체르비네타의 노래가사에 나타난 것처럼 "예술은 그저 즐거움을 주면 그뿐"이라는 상반된 의식이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다가 화해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이 오페라의 음악적 특징을 찾는다면... 바그너 악극에서 맛볼 수 있는 웅대한 스케일과 모차르트 오페라의 고전적 형식미,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초절기교 아리아가 한데 섞여 있다는 점이다. 또한 레치타티브 대사로 끌어가는 프롤로그, 신화와 광대극이 뒤섞인 1막의 오페라에다가 오페라 쎄리아(비극)와 오페라 부파(희극), 코메디아 델라르테(이탈리아 고전 희극)까지 포함되는 등 전형적인 오페라 형식에 파격을 가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독일 오페라에서 접하기 힘든 콜로라투라의 아리아가 불리워진다는 것도 독특한데...  아리아드네의 청아한 아리아 '모든 것이 깨끗한 왕국이 있습니다 - Es gibt ein Reich, wo alles rein ist' 와 체르비네타가 부르는 초고난도의 아리아 "고귀하신 공주님 Grossmaechtige Prinzessin" 등이 바로 그것이다. 어느 작품에서나 세련된 느낌의 선율을 만들어낸 R.슈트라우스. 그의 매력은 언어와 선율이 그려낼 수 있는 최상의 표현력이 아닐까 싶다.

    인생은 고결한 것이니 진지하고 엄숙하게만 살아야 하는가? 아니면 한 번뿐인 인생을 마음 내키는대로 즐겁게 사는 것이 옳은가... R.슈트라우스는 이 작품을 통해 "예술이란 무엇이며, 인생이란 무엇인가? "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진지하게 살려 해도 인생은 코미디와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온갖 행복을 누리며 산다 해도 언제 닥칠지 모를 인생의 쓴 맛을 피할 순 없지 않은가... R.슈트라우스는 그것을 말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출처 : 익숙한 그 집앞
    글쓴이 : 어리버리 원글보기
    메모 :

    '와인이야기(잡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대리와인견문2  (0) 2006.04.10
    최대리와인견문1  (0) 2006.04.10
    한국춘란(엽예-황복륜)  (0) 2006.03.15
    음주예절  (0) 2006.03.08
    음주가  (0) 2006.03.08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