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잡록)

[스크랩] 와인...(34) 코르통 언덕

와플향기 2007. 7. 23. 11:08



제34회 위대한 백포도주 생산지 코트 드 본④

코르통 언덕

부르고뉴 지방 코트 드 본 지구 최북부에 있는 [코르통 언덕]은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 매우 유명합니다. 평지 속에 있는 표고 400m 가량의 볼록한 언덕은, 정상 부분만 삼림이 우거져 있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초록색 베레모를 쓴 것 같습니다.

정상 아래쪽부터 기슭에 이르는 비탈진 면 가득 포도밭이 펼쳐지는데, 장소에 따라 토양이 다르고 적포도주용과 백포도주용 밭이 섞여 있습니다. 게다가 적포도주와 백포도주 둘 다 특급밭이 있는 신기한 언덕이죠. (본 지구에서 적포도주의 특급 밭이 있는 곳은 여기뿐.)

언덕 정상과 가장 가까운 부분에 ‘라두와 세리니’, ‘알록스 코르통’, ‘페르난 베르즐레스’라는 세 마을에 걸쳐 [코르통 샤를마뉴]라는 전설적인 백포도주 특급 밭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르 코르통]이라는 이름의 밭에서 적포도주가 생산되면, ‘코르통’, 백포도주면 ‘코르통 샤를마뉴’라는 이름으로 판매한다.)

중세시대, 지금의 프랑스와 그 주변을 지배한 프랑스 왕국에 샤를마뉴라는 위대한 왕이 있었습니다,(742~814년. 800년에 서로마제국 황제. 독일어명 카를 대제) 와인을 몹시 좋아해서 지배지에 포도를 재배하게 했고, ‘코르통 언덕’에는 직접 밭을 소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적포도주를 마셨더니 길게 자란 백발이 붉게 물들었고 이를 본 신하가 웃어버렸습니다. 격노한 그는 ‘앞으로 백포도주만 만들어야 한다’고 명을 내렸습니다.

적포도주의 색깔이 전쟁터의 피를 연상시켜서 생산을 금지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설 때문에 왕의 이름을 갖게 된 것입니다.

‘코르통 샤를마뉴’는 사람에 따라 백포도주의 최고봉 ‘몽라세’에 필적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가령 미국의 고명한 와인 평론가 매트 클레이머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극적인 샤르도네’라고 표현할 정도.

황금색으로 빛나며 향기와 혀의 감촉이 부드러우면서 풍부한 과실 맛을 지닌 것이 일반적인 특징입니다. 장기숙성형으로 최소 7,8년 숙성해야 이상적인 상태가 되고, 개중에는 20~30년의 숙성에도 견뎌내는 것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이곳을 근거로 하는 유력 도멘에 [루이 라투르](알록스 코르통 마을)가 있습니다. 이 지역에만 특급 밭이 30ha나 됩니다. 또한 필자가 존경하는 ‘와인의 천재’ 르루아 여사가 이끄는 [르루아]도 밭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도멘의 [코르통 샤를마뉴]는 만 엔대~2만 엔대가 중심인데, 일반 도멘은 만 엔 이하인 것도 많습니다. 위대한 백포도주가 특급이면서 1만 엔 이하라면 사면 득이겠죠.

출처 : woojok
글쓴이 : 우재옥 원글보기
메모 :